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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축 멈추는 중앙銀↑… 침체 우려로 동결 전망 확산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은 26일 “전 세계 평균 정책금리(기준금리)가 7%를 넘어서며 물가상승률을 추월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부터 가파르게 올렸던 각국 중앙은행들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다”면서 “인플레이션 억제보다 경기하강을 지지하는 새로운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26일(현지시간)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11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올릴 것인지를 결정한다. 마이너스 금리에서 벗어난 이후 현재 4.5%까지 오른 상태다. 시장에선 동결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9월 유로존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전년 동월대비)이 4.3%까지 낮아지면서 인플레이션 관리에 여유가 생긴 반면, 경기침체 우려는 대폭 커졌기 때문이다. 24일 발표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글로벌 함부르크상업은행(HCOB) 유로존 종합 구매관리자지수(PMI)가 35개월래 최저치(46.5)로 떨어졌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역시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영국도 2021년 12월부터 14차례 연속 이어왔던 금리인상을 지난달에 중단했고, 호주, 캐나다, 스위스 등도 금리를 동결했다. 브라질과 칠레 등 중남미에선 금리인하로 돌아선 국가도 있다. 물가안정보다 경기둔화를 막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같은 변화는 지난해부터 급속도로 진행한 금리인상이 효과를 내기 시작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SMBC 닛코 증권이 추산한 바에 따르면 글로벌 정책금리는 24일 기준 평균 7.4%로, 전 세계 평균 물가상승률 5.9%를 웃돌았다. 주요 국가별로도 미국의 기준금리는 22년 만에 최고 수준인 5.25~5.50%로 9월 CPI 상승률(4.3%)을 웃돌고 있다. ECB 역시 CPI 둔화 추세가 지속되면 수신금리(4%)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마루야마 요시마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고금리가 물가상승률을 웃돌아 경제를 식히기 시작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기업대출과 모기지(주택담보대출) 수요가 줄어들거나, 대출 신청을 거부하는 은행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기준금리 인상 효과가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상대적으로 견조한 경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미국에서도 상업용 대출액이 2조 7000억달러로 연초대비 500억달러 감소했다. 대기업 대출 최고 우대금리는 8.5%로 22년 만의 최고치다. 일부 연준 위원들은 장기금리 지표인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최근 급등한 것을 두고 “한 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한 효과가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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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케이는 “제2차 석유파동으로 인플레이션이 치솟았던 1980년대에 주요7개국(G7) 물가상승률이 (목표치인) 2%로 돌아갈 때까지 5년 이상 걸렸다”며 “많은 중앙은행들이 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재발을 가장 경계하고 있다. 물가 및 경기 전망에 확신을 가지지 못해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